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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석 목사는

은밀히 역사하시는 하나님2 [나만이 걸어온 그 길 #23]

그 오랫동안 체질을 길들여온 달동네 음식이 지금도 건강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요즈음 같이 병이 많은 세상을 생각하면 노이로제 걸려 또 병을 얻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세상이 올 줄 알고 하나님은 나를 그렇게 해주신 것이었다. 가난해서 환타, 콜라, 사이다 못 먹고 얼음과자 못 먹어, 언젠가 잘살면 실컷 먹으면서 살겠다고 혓바닥 깨물면서 희망에 가득차 이를 물고 살던 그 때. 아, 오늘에 와서는 얼마든지 먹을 수 있어도 건강 때문에 안 먹는 것은 그만큼 연단해왔기 때문에 아예 끊는 것도 쉬웠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자들은 지금도 싣고 가는 차만 보아도 순간 마음에 시험이 드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 때 실컷 먹었더라면 지금쯤 내 나이의 남들처럼 골골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하나님께 너무 감격 감사할 뿐이다. 지구촌 다 돌아다녀봐도 지금은 내 고향 마당에서 나는 약수, 그 좋은 하나님의 선물 약수샘이 나의 사이다, 콜라, 음료수가 되어 한 푼도 안 내고 마음껏 먹게 되었다. 더욱 하늘 시대 사명을 감당하는 데 한 몫을 크게 하며 모두 나를 따르는 제자들의 약수까지 되고 있다. 한여름 그 더위에 꼴 베는 일이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또 그런 날이 올까 섬짓할 정도이다.



수천 번 수만 번씩 낫을 휘두르며 팔이 쑤시고, 하루에 수십 리씩 풀짐을 지고 산비탈을 오고 가며 양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며 너무 지게짐을 오래지어서 키도 작아지고 양다리도 안짱다리가 되어 구부러져 그 어느 날 ‘이 지게 밑에서 짐질하다 죽겠구나’ 하고 지게를 대책없이 때려부쉈다.

 

“짐이 있으면 내가 끌고 다닐지언정 다시는 짐을 지지 않고 살리라”

 

하고 혼자 큰소리치던 그 옛날, 아버지가 지게가 없어진 영문도 모르고 보리 지러 간다고 할 때 온 동네 다 돌아다녔어도 모두 자기 집일에 자가용같이 귀히 쓰던 지게를 빌릴 수가 없어서 당황하며 방황하던 긴장됐던 그 날들. 지금도 아버지와 이 지게 때려부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부자간의 이야기로 옛날을 추억하며 하나님께 감사한다.

 


내가 두 팔이 아프도록 두 다리가 구부러져 안짱다리가 되도록 인생 뼈저린 고통과 번뇌를 안 겪었더라면 어찌 나를 따라오는 자들과 지구촌의 인생들의 마음을 감히 알았으랴!

또 그렇게 팔다리 뼈가 저리도록 무쇠같이 긴긴날에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초인의 팔다리가 되어 세계사에 나에게 맡긴 싱싱한 일들을 할 수가 있었으랴. 땡볕에 야생마처럼 그 넓은 운동장을 누비며 뛸 수가 있었으랴. 이 모두가 오늘의 나를 만들기 위한 오직 하나님의 계획임을 심정 깊이 깨닫고 감격 감사한다. 그리고 과거에 힘들었을 때 투덜대고 하나님을 거스린 것을 지금도 불초한 몸은 엎드려 주 하나님께 빌 뿐이다.


오직 하늘과 땅을 향한 나의 집념을 담아 드리고 싶은 시가 있다면 ‘나’ 라는 시이다.


「나」 전문

한 조각 기왓장에    

천년 꿈을 어여 싣고    

나는 날마다 소망으로 

노 저어 간다  

 

나는  
‘말보다 실천이다’  

 

몸은 작지만 다 이해되고  

눈은 작지만 이 세상 저 세상    

다 꿰뚫어 본다  

손과 발은 철장 같아서  

내 인생에 쓰고도 남는다 


이 몸 가지고 

나를 위해  

가정 위해  

민족 위해  

세계 위해 

천주 위해  

미련도 없이 쓰고 가련다.

1988년 10월 1일 상도동에서 정명석 시인의 신조를 고백하는 시

 


제자들이 내가 1년 동안 축구하면서 운동장에서 야생마처럼 뛴 시간과 거리를 뽑은 것을 보고 나도 놀란 일이 있었다. 1년 동안 해마다 보통 120게임의 축구 경기를 했다고 한다. 시간적으로 볼 때 180시간이다. 이는 운동장에서 축구경기 때만 뛴 시간이다. 한 게임당 공격선수가 12km를 뛴다는데 나도 공격선수지만 10km로 계산해도 120게임 120×10 = 1200km이다. 즉 거리는 약 3000리나 나온다. 1년 동안에 운동장에서 3000리를 뛴 것이다.

이것은 100리를 마라톤 선수가 30번 뛴 거리이다. 밥만 먹고 한 가지만 집중하는 마라톤 선수도 1년에 100리를 30번씩이나 연습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한 가지뿐만 아니라 여름 수련회 때는 산악 훈련, 구보 등을 하지만 체력에 한계가 없다.

이 같이 철강 같은 양다리, 심장, 폐활량은 수십 년 동안 시골에서 심하게 일하는 환경 가운데 은밀하게 하나님이 역사하셨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지금은 안짱 숏다리도 축구하여 쭉 펴져 그 나름대로 롱다리가 되었다. 이 모두는 오늘의 내가 되기 위해 나만이 걸어온 길들이었다. 모두 나만이 걸어온 길을 같이 걸으며 하나님의 시대의 일을 보람있게, 인생을 가치있게 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