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깊은 경지에 빠져
한 번은 깊은 경지에 빠져 기도를 하게 되었는데 대둔산에서 세계적인 대회가 열리고 있는 한 영적 광경이 보였다. 그 대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온 세계에서 유명한 자들이 다 모여들었다. 그리고 구경을 온 청중들로 대둔산이 덮혔다. 옛날 박치기 왕이었던 자도 보였다. 거기에는 세계에서 머리가 제일 강하다 하는 왕들이 다 모였다고 했다. 보니까 큰 체구의 거인같은 사람들이 많이 와있었다.
무슨 대회가 있느냐고 그들에게 물었더니 나무 지게를 짊어지고 있는 것을 보고서 이 산 밑에 사는 청년이냐고 그들이 되물었다. 그렇다고 하였다. 그러자 세계의 최종 왕을 뽑기 위해 철판을 깨는 것으로 가늠한다고 했다. 그 사람의 말을 듣고 보니 큰 합판만한 넓이와 아주 두터운 두께의 쇠철판이 하나 보였다. 그 쇠철판이 대회석 한가운데에 잘 놓여 있었다. 주위에는 신사 숙녀 그리고 많은 이름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그 중에는 동네의 아는 노인들도 와 있었다.
드디어 대회가 시작되었다
드디어 대회가 시작되었다.
각 나라에서 이 대회에 다 나왔는데 한 사람씩 이름을 부르면 큰 체구의 사람들이 나와서 이마로 철판을 꽝 받았다. 그러나 머리는 코끼리 머리통 만한데 소리만 났지 깨어지지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또 나와서 이마로 받았으나 얼마나 아픈지 죽을 것만 같은 인상을 쓰고 옆에 쓰러졌다. 나는 ‘저렇게 하면 머리가 깨지지 않을까’ 생각했고 모든 사람들은 고함을 질렀다. 두 번째, 세 번째… 수십 개국의 사람들이 모두 나와 다 했으나 철판은 깨지지 않았다. 우리 나라 대표 김일 박치기 선수도 나와서 했다. 모두 고함을 치니 대둔산이 울렸다. 황소 머리같은 머리를 뒤로 슬쩍 제치다 앞으로 힘을 주어 꽝 받았으나 소리만 났지 역시 못 깨뜨렸다. 코피가 나고 입에서 피가 흘렀다. 구경꾼들은 모두 안타까와하며 헛구경 나왔다고 말들이 높았다. 기대에 어긋났다고 하면서 괜히 먼길을 왔다고 투덜대고 있었다. 모든 관중이 실망했다.
그 때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내가 초라한 옷차림에 나무 지게를 지고 있었지만 대회 주최측 대표자들에게 가서
“제가 한 번 깨볼까요? 저도 깨도 됩니까?”
하였더니
“죽으려면 무슨 짓을 못해 나이도 어리고 체구도 작은 사람이…”
하면서 곁눈질로 쳐다 보았다.
“아니 이 많은 청중들을 실망시킬 수가 있습니까? 못 깨뜨려도 제가 청중을 위해서 한 번 해보겠습니다.”
하고 다시 말하였다. 옆에서 죽어도 좋으냐고 했다. 죽을 만큼 안받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였더니 옆에 있던 노인들이
“저 사람은 저 너머 달밝골 정복동이 아들이구먼. 이 사람들아, 한다는 사람들이 못했으니 저 사람이 한 번 하게 놔두어 봐.”
하고 주최측에 말하여 나도 그 철판을 이마로 받아 볼 기회를 얻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철판은 3cm정도로 두꺼웠다. 엄청난 강철판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고 만일 그것을 깬다면 세계의 왕이 된다고 하여 영웅심에 불타 죽든지 살든지 한 번 박아보자 하고 뒤로 머리를 1m나 물렀다 앞으로 쏜살같이 나오면서 받아 버렸다. 그 때 내 귀에 꽝이 아니라 찡하는 강한 쇳소리가 들렸다. 뒤이어 산이 떠나가는 청중의 고함소리도 들렸다.
“깨졌다. 그런데 저 사람이 깨놓고 죽었어. 살기만 하면 영웅이다. 세계의 박치가 왕이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일어나 보니 내 코에서 피가 나오고 입에서도 피가 흘러 나왔다. 모두 살아났다고 야단이고 청중의 고함이 흘러 나왔다.
“이름도 없는 저 나뭇꾼이 세계적인 사람인 줄 누가 알았겠어?”
“진정 기대했던 사람은 기대가 어긋나고 생각지도 않은 자가 깼다. 그러면 저 사람이 세계의 왕인 셈이네.”
하며 모두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멀리서 가까운데서 청중들은 모두 도대체 저 사람이 어떠한 사람이냐고 궁금하게 생각하며 나를 쳐다 보았다. 그 때 나의 모습은 시골 청년, 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나무꾼의 차림이었다. 이런 모습이 영화의 화면처럼 보인 후 깊은 경지에서 나오게 되었다.
이것이 무슨 하늘의 묵시인가 궁금하게 생각해 오다 혹시 대둔산에 기도원을 만들라는 하나님의 계시인가 하고서 그 후 그 일을 추진해 보았으나 허사로 돌아갔다. 오늘에 와서야 생각해 보니 에스겔서 3장 8절부터 9절까지의 말씀이 떠올랐다. 하나님이 나의 이마를 절대적인 진리로 강하게 해준다는 말씀임을 깨닫게 되었고 세계적인 말씀의 강한 머리가 되고야 말았다. 결국 기대를 걸었던 자들에게 기대가 어긋나고 기대를 걸지 않은 보잘 것 없던 내가 하늘의 이 큰 일을 하게 되니 옛 수도(修道)시절 하늘의 계시가 분명함을 더욱 깨닫게 된다. 그 때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하나님의 묵시였다.
대둔산에는 각 골짝과 각 바위마다 전설들이 많지만 특히 연거푸 있는 두 개의 좁은 바위문을 거쳐 들어가서 도를 닦고 공부한 자가 세계적인 정신 지도자가 되어 나온다는 전설이 주목할만 하다. 이 전설은 필자가 지어낸 전설이 아니고 필자가 태어나기 전부터 흘러 온 전설이다. 이런 전설을 듣고 신라의 국사였던 원효 대사가 대둔산을 오르내리면서 연거푸 있는 두 바위문을 찾았으나 못 찾고 결국엔 태고사 쪽의 한 돌문을 발견하고 그 안에 있는 생애봉에서 정성을 드린 후 태고사를 지었다고 한다. 조선 명재상 우암 송시열 선생을 그 문에다 친필로 ‘석문(石門)’ 이라 써서 문에 음각을 하기도 하였다. 사진을 보면 더욱 실감나게 한다.
개발되기 전에는 구름다리 근처를 많이 돌아 다니며 기도했다지만 대둔산이 도립공원으로 개발되고 부터는 앞에 언급했던 겨우 텐트 하나 칠 정도의 한평 남짓한 독수리 봉엘 30여년 간 오르내리면서 기도하고 성경을 배우며 인생을 배웠다.
증산교에서는 대둔산에서 인자(人子)가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가끔 사람들이 나에게 찾아와 대둔산에서 수도생활 하였으니 혹시 그 주인이 아니냐고 묻기도 하여 수시로 코웃음을 치게 한다.
아무튼 그 곳은 하늘이 나에게 준 명소로 역사를 이루는 정신과 사상과 진리를 터득케 한 곳이다. 대둔산의 바위 절경의 70%가 이 골짝에 자리잡고 있다고 할 정도로 용문골 계곡은 웅장한 골이다. 도립공원의 일부인 구름다리 쪽은 보다 호남의 외금강이라면 이 용문골은 내금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조용하여 지금도 산에 오르며 명상이나 기도하게 좋은 조용한 골짝이다.
옛날에는 그 산에서 살다시피 하고 매일 오를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어 내 고향 월명동의 대둔산 전망대에서 제자들과 옛이야기를 하면 보고 싶을 때마다 내 기도했던 용문골 골짝을 쳐다본다. 월명동의 대둔산 전망대에서도 아침 9시까지는 독수리 봉과 돌문 기타 기도했던 장소가 눈으로 훤히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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