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행복은 온다』는 정명석 시인이 삼 년여 만에 새로 내놓은 다섯 번째 시집이다. 이 책에는 총 77편의 시와 그림이 <그리움>, <인생과 바람>, <마음 다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뉘어 수록돼 있다. 간결하고 순수한 언어로 이 세상부터 저 세상까지를 관통하는, 경구 같은 지혜의 시편들이다. 비유적 수사를 통해 신의 섭리를 은밀히 드러내기도 하고 감추기도 하면서 ‘인생’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인이 50여 년간 성서를 연구하고 수많은 역경과 수난을 겪으면서 깨달은 삶의 비밀들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영원한 사랑’을 마음 다해 추구하는 시인의 모습은 유한한 물질세계와 순간의 쾌락에 도취된 현시대에 경종을 울린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은 시인이 찾은 진정한 희망을 함께 발견하고 행복해하며, 영혼의 빛을 얻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정명석은 1945년 충남 금산에서 출생했다. 1995년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후 『영감의 시』 시리즈 다섯 권을 발표했으며, 한국 시문학 100년사를 총망라한 『한국 시 대사전』(2011)에 그의 시 10편이 등재되었다.
저자는 시집 외에도 기독교복음선교회 총회장으로서 『구원의 말씀』, 『새벽단상』, 설교집 『생명의 말씀』, 잠언집 『하늘말 내말』 등 많은 종교 서적들을 집필했다. 또, 예술에 조예가 깊어 미술, 음악, 스포츠로 세계 문화 교류를 꾸준히 해 왔다. 특히 그림과 붓글씨에 애정을 갖고 다수의 작품을 남겨 유럽과 아르헨티나 전시에서 주목받았고, 그의 네 번째 시집 『시로 말한다』에는 묵필로 직접 그린 시화들을 담아 선보이기도 했다.
작가의 말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다 시인들이다. 바빠서 시를 쓰지 못하고, 번거로우니 시집을 펴내지 않을 뿐이다. 시적으로 보면, 하나님이 창조한 만물들이 다 시의 배경 자료가 되는 모양과 형상들이다. 고로 시인들은 그것을 시로 보고 표현한다. 시인뿐 아니다. 눈을 뜬 자든 소경이든 모두 다 시의 표현을 하고 사는 시인들이다. 그런데 자기가 시인인지 모른다. 시집을 내야 시인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만한 표현이면 다 시인들과 같은 차원이다. 평소에 대화로 시적 표현을 많이들 한다. 어린아이도, 어른도, 시인도, 다른 문학인들도 그러하다. 그 말의 표현들을 들어 보면, 누가 시인인지를 모를 정도다. 평소의 말을 전달하자니 대화체로 할 뿐이다. 시 문학으로 표현만 바꾸면 다 시적 대화다. 그것을 쓰면 시가 된다. 각자 보고 느낀 것을 시로 쓰면 시고, 소설로 쓰면 소설이고, 잠언으로 쓰면 잠언이고, 노래로 쓰면 노래가 되고, 연설문으로 쓰면 강연이 된다.
본 저자는 하늘의 사명이 천명(天命)이라 신의 소리, 신의 말들을 시로 써 보았다. 영적으로, 육적으로 신의 말을 읊어 보았다. 그 각도에서 생각하고 그 차원에 처해 볼 때, 더 큰 감명을 느끼고 시의 소리와 신의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시의 소리를 통해 영원한 존재의 인생길을 찾으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도 하며 희망으로 썼다.
가령, 사람의 지체들에 대해 시를 써 본다고 하자. 각각 지체들이 다양하고 오묘한 개성적 시들이 되어 조화를 이루어 시의 세계를 다 드러낼 것이다. 이와 같이, 세상의 모든 자들이 시를 다 써서 그 시들을 다 보기 전에는 무한한 시의 세계를 다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이로 인하여 본 저자는 영적 세계와 육적 세계를 다 시로 썼다. 시의 그 무한한 것을 보다 많이 내놓기 위해서다. 육을 통해 마음과 생각도, 혼도, 영도 실상 알 만한 것이다. 시를 통해 분명 자신의 마음과 속성도, 시인의 마음도 알 듯할 것이다.
출판사 서평
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존재나 표면적인 삶에 국한돼 있지 않다. 인간이 경험하는 세상도 지상에 한정돼 있지 않다. 정명석 시인은 육신의 세계에 거하되 항상 영적 감각을 열어 놓고, 우주와 인간을 존재케 한 근원의 큰 주체 ‘거룩한 존재’의 말에 주목하며 귀를 기울인다.
그의 말은 시인의 생각이 하늘까지 닿는 최고봉에 올랐을 때 ‘주(主) 음성’으로 들리기도 하고, 혹은 생활 주변을 관찰하다 변화무쌍한 인간과 자연의 모습을 통해 알아듣게도 된다. 이 우주 만물에 새겨진 신(神)의 고상한 말이 곧 비유와 상징의 언어다. 길게 토를 달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정제된, 동시에 다양한 의미를 함축한 그 말 자체가 시가 된다. 정명석 시인이 일상 속에서 순간순간 포착한 하늘 말은 그가 쓰는 ‘영감(靈感)의 시’의 원천인 것이다.
근대 사회 이후로 시도 산문화되는 추세를 보이지만, 정명석 시인은 여전히 언어의 간결성과 운율의 맛을 살려 시를 쓴다. 『행복은 온다』에 실린 작품들도 대체로 짧게 압축된 형태를 띠고 있고, 특히 한 행을 3음절이나 4음절로 조직해 자수를 일정하게 맞춰 반복하는 율격이 두드러진다.
책 제목이 시사하듯 『행복은 온다』는 서정성이 깃든, 자극적이지 않은 이미지들의 시편이다. 하지만 점잖은 시라고 해서 말끔하게 단장한 얼굴만 그리지는 않는다. 시인이 실제 걸어온 고단한 노정 속의 무수한 편린들을 가지고 시적 현실을 구성하여 눈물 자국, 부르튼 손, 피 맺힌 발바닥, 짐에 짓눌린 어깨와 바람에 부대끼는 옷자락까지 그려 보임으로써 인생 전반의 감각을 예민하게 일깨운다. 삶은 역설적이게도 빛과 그림자 같은 대립적인 이항이 공존하면서 인간을 깨우치기 때문이다.
시인은 ‘행복’과 ‘고통’을 서로 충돌하는 적대적 관념으로 인식하지 않고 인과적 질서 속에서 상응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사람들은 ‘비바람이/ 사라지면’ 행복이 올 줄 알고 그 때를 기다리지만, 오히려 지난날 ‘애간장을/ 태워가며/ 쓰린마음/ 안고지고’ 살아온 대로 행복이 동행하고 있음을 귀띔해 준다(「행복은 온다」, 「행복이 오는 길」).
또한 ‘바람은/ 불며 행해야/ 바람’이고, ‘사람은/ 몸도 생각도/ 때를 지켜/ 돌풍 치며 행해야/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라고(「인생과 바람」) 정의하는 시인은, 안온한 생활보다 난관을 희망으로 바꾸는 역동성에서 존재의 가치와 행복을 찾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생관을 담아낸 작품들은 인식의 지평을 열어 삶을 변화시키는 동력이 된다. 우리가 뜻을 품고 살아가는 중에 어느 날 느닷없이 바람을 맞는다 해도- 시련의 바람이 몰아칠 때도, 기대대로 되지 않고 허탕 칠 때도 -두려워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은, 바람이 부는 날이 행복이 오는 기회임을 눈치 챘기 때문이다.
문학인들은 흔히, 혹은 진지하게 “문학은 삶이다.”라고 말들 한다. 그렇다면, 주어진 삶의 무게를 지탱하게 하는 힘을 지닌 책 『행복은 온다』에 수록된 시들은 문학예술의 한 장르로서 진정성을 충분히 확보한 셈이다.
- 2016년 12월, 도서 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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